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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정 개인전

2020/10/19~11/2

안아줘요

Hold me

홍수정 개인전 2020.10.19-11.02

 

안아줘요 Hold me

 

우리들은 행복한 삶을 꿈꾼다. 행복한 삶을 위한 요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각자의 이유로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홍수정 작가도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힘들게 노력했던 과정을 겪어왔다. 이번 ‘안아줘요’ 전시에서는 행복하게 살기 위한 우리의 삶의 모습과 작가의 예술에 대한 열정과 그림을 그리면서 받은 위로에 대해서 관객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의 그림에서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쌀알 모양의 선과 동심원을 볼 수 있다. 쌀알 모양의 선은 꽃잎이 떨어지는 모습을 단순화하여 하나의 연속된 선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꽃이 떨어지면서 흩날리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싹이 트고, 가지가 자라고, 꽃이 피는 시기를 기다려야 한다. 꽃이 피기까지 햇빛을 쬐는 따뜻한 시간도 있었지만 비와 바람을 맞는 힘든 시간도 있었을 것이다. 인내와 고통의 시간을 거친 뒤 열매를 맺고 그 역할을 다한 꽃은 아름답게 떨어진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선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살아왔던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힘든 시간들이 쌓여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미래를 꿈꿔본다. 얼굴이 없는 소녀의 모습과 함께 그려져 있는 작품에서 선은 그 의미가 한층 더 깊어진다.

한국에서는 나이에 따른 역할들을 많이 강요한다. 기성 세대들은 10대에서는 대학에 들어가야 하고, 20대에는 직장에 취업해야 하고, 30대에는 결혼하고 자녀들 낳아야 하는 등의 전형적인 삶을 살아가기를 원한다. 특히 여성들에게는 그 역할이 더 강요되어 왔다. 인내와 고통의 시간을 지나는 과정을 내포한 선의 모습에서 어머니의 어려웠던 삶과 소녀의 형상에서는 나이는 먹었지만 그 안에는 소녀와 같은 순수하고 여린 마음을 갖고 있는 어머니의 내면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선의 모양인 동심원 모양의 선들은 나무의 나이테를 보는 듯하다. 연속된 선들은 나이테처럼 시간이 흐르면서 쌓인다. 나이테가 쌓여 하나의 나무가 만들어지고 각각의 나무와 선은 서로 이어진 것이 아닌 자기만의 영역을 갖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도 그림과 비슷하다. 따로 또 같이 각자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서로 어울려 있는 모습들을 그림에서도 느낄 수 있다.

선인장, 분홍색 호수와 하늘 등의 풍경 그림들은 작가가 현실이나 꿈에서 봤던 장면들을 그린 작품들이라고 한다. 사막에 있는 선인장의 모습에서는 마른 사막에 선인장이 외롭게 홀로 있는 것이 아닌 따뜻한 날씨의 해변가에서 각자의 좋은 시간을 보내는 듯이 보인다.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시간 동안에는 세상 누구보다도 행복하다고 한다. 우리의 삶이 사막에서의 생활처럼 힘들지만 작가가 그랬듯이 우리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위해서 노력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선인장들의 모습처럼 싱그러움을 간직하면서 살아 갈 수 있다.

선 긋기에서 시작한 작가의 작업은 선에서 사람으로, 사람에서 숲과 풍경으로 확장되고 나 혼자만의 삶이 아닌 여러 사람들과 살아가면서 각자의 서로 다른 모습으로 힘듦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안아줘요’ 전시에서는 작가가 그림을 그리며 받은 치유의 느낌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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