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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조 개인전

2020/11/30~12/14

Trivial Things

이희조작가, 사소한 것들


 

‘밑이 뚫린 유리병 안에 물이 고이게 하려면 자갈을 넣고 그곳에 모래를 넣어야 물이 고입니다. 이와 같이 커다란 행복들만 모여서 행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작은 행복들도 함께 모여야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작가와의 인터뷰 中


 

 우리는 행복하고 싶다. 행복하기 위해서 공부하고 일한다. 그러한 행복하기 위한 노력들은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미래에 행복을 목표로 한다. 직업을 얻고 열심히 일하고 좋은 집에서 살기 위한 노력들은 미래의 행복을 담보로 현재의 행복을 희생한다.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는 삶은 미래의 행복한 삶에서도 점점 멀어지게 된다. 하지만 미래에 대해 우리가 노력하는 삶이 언제나 힘든 것만은 아니다. 우리가 사소한 순간에 집중할 수 있다면 일상속에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연락을 하고, 만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주말에 늦잠을 자고, 쉬면서 스마트폰을 보며, 담배 한 개피 피는 것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이러한 일상적이지만 행복한 순간들에 대해서 강조하고자 하였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표정은 익살스럽다. 둥글둥글한 캐릭터를 빈공간이 없이 꽉 찬 구도로 그렸지만 원색 계열의 밝은 색을 선명하게 칠해 답답해 보이지 않는다. 상체를 주로 그린 이유는 행복한 순간의 모든 행동에는 얼굴과 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 상체를 주로 그렸다고 한다. 과장된 표정과 강렬한 색은 우리가 사는 삶이 고되고 힘든, 부정적인 상황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조금이라도 행복했던 그 순간을 강조하기 위한 노력의 소산이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특정 인종이나 사회 계층이 아닌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살면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행복을 사소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느끼고 있음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순간적인 상황에 대한 그림을 그렸지만 작가는 그림을 그릴 때 오랜 시간동안 그린다고 한다. 작품에 쓰인 유화 물감은 아크릴 물감에 비해 마르는 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려 색체의 단계적 표현이 가능하고 그리는 시간도 길어진다. 작가가 그리는 동안 마음을 더 많이 담아 관객들이 그림을 바라볼 때 작가 느낀 그 순간의 행복을 오랜 동안 관객과 함께 느끼고 싶은 마음에 이러한 기법을 선택했다고 한다.

 사회는 갈수록 힘들고 우리의 노력이 부질없이 느껴질 때도 많지만 작품을 보고 즐거웠던 순간을 상상하고 편안한 기분을 느끼며 사소하지만 행복한 순간을 기억하고 함께 활짝 웃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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